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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2018.02.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04 카스트 이맘 광장(카스트 이맘 모스크, 무이 무보락 마드라사, 바라크한 마드라사, 카팔 샤시 묘) [18년 2월 우즈베키스탄 여행]

by xxingfu 2021.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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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4년, 소련 지도부에 의해 중앙아시아 지역에 인위적인 국경선이 그어졌다. 
'카자흐, 키르기스, 타지크, 투르크메니, 우즈베크'라는 이름들은 이때부터 자리를 잡아가게 되었다.  
1925년, 우즈베크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최초의 정부는 사마르칸트에 세워졌다. 
1930년, 우즈베크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의 수도가 사마르칸트에서 타슈켄트로 변경되었다. 

 

일찍부터 러시아인들이 많았던 타슈켄트는 근대적인 도시로 발전해 왔다. 
사마르칸트나 부하라 같은 역사 도시들의 정체성이 워낙에 뚜렷하다보니, 상대적으로 타슈켄트는 사적 관광지로서의 매력은 조금 떨어진다고 평가할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슈켄트의 ‘카스트 이맘 광장’은 우즈베키스탄 특유의 옛적 이슬람풍 분위기가 십분 느껴지는 곳이었다.

사마르칸트의 '레기스탄 광장'이나 부하라의 '칼란 미나렛 광장'에 견줄만하다.고까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확실히 타슈켄트의 여느 장소들과는 사뭇 다른, 뭐랄까 오래 묵은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타슈켄트 시내의 북서쪽 끄트머리에 위치한 카스트 이맘 광장에는 여러 이슬람 건축물과 기관들이 한데 모여 있다. 

남쪽에서 광장을 바라봤을 때 오른쪽(동쪽)에 있는 큰 건물이 ‘카스트 이맘 모스크’이다. 그리고 가운데에 있는 조금 작은 건물이 ‘무이 무보락 마드라사’이며, 왼쪽(서쪽)에 있는 건물이 ‘바라크한 마드라사’이다. 그 뒤편(북쪽)으로는 작게 ‘카팔 샤시의 묘’가 있고 또 그 옆에는 현대 이슬람 신학교도 있다. 그야말로 타슈켄트의 이슬람 복합 단지.
‘카스트 이맘(Khast Imam)’ 대신 ‘하즈라티 이맘(Hazrati Imam)’이라는 표기도 꽤 보인다. 그래도 내가 만난 택시 기사 분은 ‘카스트 이맘’이라고 했을 때 바로 아셨고, 내려 주면서 그분도 직접 ‘카스트 이맘’이라고 하시는 걸 들었기 때문에 나는 '카스트 이맘'이라는 표기를 택하기로. 

 


 
01. 카스트 이맘 모스크

카스트 이맘 광장의 동쪽에 있는 큰 건물이 '카스트 이맘 모스크'이다. 양쪽에 두 개의 미나렛도 정말 높아서 웅장함이 딱 느껴진다. 사마르칸트의 비비하눔 모스크와 부하라의 칼란 모스크에 이어 중앙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큰 모스크라고 한다.(그런데 타슈켄트에 '미노르 모스크'라고 2016년에 완공된 모스크가 있는데, 이게 세 번째로 큰 모스크라는 글도 보인다. 미노르 모스크 완공 이후 순위가 바뀌었는지도 모르겠다. 지도에서 같은 축척으로 비교해 봐도 크기가 비슷비슷하다.) 카스트 이맘 모스크는 역사적으로 보존되어 온 건물은 아니고 2007년에 지어졌다고 한다. 

 

카스트 이맘 모스크는 현재도 충실하게 그 기능을 수행하는 명실상부 ‘모스크’였다.(우즈베키스탄의 다른 모스크들 중에는 일종의 관광지로만 남아 있는 곳들도 많이 있었다.) 위의 사진들에 다 사람들이 많은 것은, 내가 방문했던 시간이 이슬람의 정해진 기도 시간 중 하나인 ‘16시 15분’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매우 엄숙한 분위기와 계속 줄지어 모여드는 사람들을 보며 솔직히 적잖이 놀랐다. 정문에도 전광판이 있길래 ‘저게 뭐지 좀 안 어울리네’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기도 시간을 안내하는 용도였다.

 

하루에 다섯 번, 이슬람의 기도 시간. 

 

이 시간에는 카스트 이맘 광장 남쪽의 주차장도 이렇게 꽉 찼다. 독실한 무슬림들은 거리에서 택시 운행을 하다가도, 시장에서 물건을 팔다가도 이렇게 시간을 맞춰서 모스크를 찾는 모양이다.
우즈베키스탄의 종교는 수치적으로 이슬람의 비율이 압도적이기는 하지만, 러시아 지배의 영향이나 독립 이후 정책 방향상 그 성격이 많이 옅어지고 세속화된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여행 준비를 하면서도 딱히 이슬람이라는 키워드를 별로 인식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여행 내내 곳곳에서, 여기가 이슬람 국가임이 실감되는 순간들이 정말 많이 있었다. 가장 느슨하다는 이슬람 국가로 알려진 우즈베키스탄이 이 정도. 그럼 다른 나라들은 어느 정도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본격적으로 사람들이 모여들기 전에 안쪽에도 한번 들어가 봤는데, 정문 안쪽 본관은 이런 느낌이다.(고급지다.) ‘ㄷ’ 형태(더 정확히는 ‘П’ 형태)인데, 내가 간 시간에는 이 중에 왼쪽 공간으로 사람들이 모였다. 다들 신발 벗고 손 모으며 엄숙하게 입장한다. 

 

카스트 이맘 모스크 뒷모습.

카스트 이맘 광장 중앙과는 이렇게 뒷면을 맞대고 있다. 

 



02. 무이 무보락 마드라사(Muyi Muborak Madrasah)
 
카스트 이맘 광장 중앙에 있는, 정사각의 작은 건물이 ‘무이 무보락 마드라사(Muyi Muborak Madrasah)’이다. 사실 마드라사라고 하기에는 규모가 너무 작지 않나 싶은데, 검색 결과들에 근거하여 이렇게 써 둔다.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우스만본(오스만본)’이라고 불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코란이 보관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스만 이븐 아판(Uthman ibn Affan)’은 이슬람의 제3대 칼리프로서, 7세기 중기에 이슬람교 경전인 코란을 최종적으로 완성한 인물이다.(칼리프: 정치와 종교의 권력을 아울러 갖는 이슬람 교단의 지배자를 이르는 말.)
그래서 들어갈 때 입장료 10000숨을 내야 하고, 신발도 벗어야 한다. 내부 사진 촬영도 금지되어 있다. 분위기가 엄청 엄숙했다. 입장하면 중앙에 커다란 우스만본 코란이 전시되어 있어서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그 둘레의 여러 방들에도 모두 다양한 코란들을 전시하고 있는데, 온갖 언어로 번역된 코란들 중에는 한글 표지의 코란도 있었다. 코란 박물관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03. 바라크한 마드라사(Barakhon Madrasah)

 

카스트 이맘 광장의 서쪽에 있는 건물은 ‘바라크한 마드라사(Barakhon Madrasah)’이다. 16세기에 지어졌다고 한다.

 

우즈베키스탄에서 마드라사를 방문할 때마다, 정문의 타일 장식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비슷비슷해 보여도 다 나름의 특색이 있어서 신기하게도 다시 봐도 어디였는지 기억이 난다.

 

화려한 앞모습에 비하면 한참 수수한 뒷모습. 

 

바라크한 마드라사 둘레의 방들은 모두 수공예품 상점이었다. 늦은 시간이라 문을 닫은 곳이 많았지만, 외부에 진열된 것들만 얼핏 봐도 너무 특색 있고 질도 좋아 보였다.

 

샤슬릭 마그네틱이라닠ㅋㅋ 너무 귀엽다. 위에 티팟 모양도 우즈베키스탄 여행 감성이 너무 잘 묻어나고ㅋㅋㅋ

 

또 너무 예쁜 마그네틱이 있어서 구경을 하다가 상점 문 닫고 나오는 젊은 주인을 만났다. 이 마그네틱들은 본인이랑 친구가 여기서 직접! 그리는 거라고 한다.
기념품 구입 장소로 딱 낙점하고 마지막 날에 다시 들렀다. 




04. 카팔 샤시 묘(Kaffal Shashi Mavzoley)
 
바라크한 마드라사 뒤쪽으로 이 지역의 이슬람 위인인 '카팔 샤시(Kaffal Shoshi)'의 묘가 작게 자리하고 있었다. 묘소 건물로 들어가는 출입문이 고개를 숙여야 할 만큼 아주 낮은 것이 특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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