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19일 월요일]
01. 이륙
인천공항에서 오후 5시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야 했다. 전날 밤에 얼마 자지도 못하고, 또 당일 오전부터 집을 나서기 직전까지 미처 못 마친 여행 준비를 하느라 부랴부랴 뛰어다녔다. 마지막 한 가지는 환전이었는데 어떤 변수 때문에 시간을 한참 더 쓰고... 계획보다 출발 시간이 정말 많이 늦어졌다.
공항으로 가면서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최후로 언제까지 도착해야 탑승에 문제가 없는지를 뒤져보니 우선 위탁 수하물 접수 마감 시간은 4시 5분이었고, ‘출발 50분 전까지 공항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지 않으면 체크인이 취소된다’는 안내문이 있었다. 3시 40분이 넘어야 공항에 도착할 것 같은데, 4시 10분까지 보안 검색대 통과라...ㅠㅠ 정말 빠듯할 것 같았다.
여튼 한 가지 신기한 점은 인천공항의 아시아나항공 창구 중에는 ‘타슈켄트 전용’ 창구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을 오가는 분들이 워낙에 많은 짐들을 부치기 때문이다. 다행히 마감 시간이 임박한 전용 창구에는 대기 인원이 한 사람도 없었고 바로 체크인과 수하물 접수를 마칠 수 있었다. 이제 4시 10분까지 보안 검색대를 통과해야 했는데, 평창 올림픽 기간이라 보안 검색이 한층 강화된 모습이었다. 인천공항에서 출국하면서 신발까지 다 벗고 검사했던 적은 처음이었다. 꼼꼼하게 검색을 하니 긴긴 줄이 잘 줄지 않아서 정말 초조한 시간을 보냈다. 딱 4시 8분쯤ㅋㅋㅋ 겨우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고, 그제서야 한시름을 놓았다.
탑승 게이트 앞으로 가니, 이미 수많은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이 모여서 탑승을 기다리고 있었다. 낯선 곳으로의 여행이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일곱 시간 이상의 긴 비행이 시작되었다. 비행기 안의 분위기부터가 벌써... 너무 신세계였다. 탑승객들이 마치 다 서로서로 친분이 있는 것처럼 오며가며 또는 삼삼오오 모여서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눈다. 겉모습은 정말 다르게 생긴 외국인들인데,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들과 그냥 한국말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도 신기했다. 옆자리 승객분은 또 얼마나 격의가 없고 살가운지...(내 친구인 줄...ㅋㅋ) 이분은 사업차 2014년부터 한국에 종종 드나들고 있다고 하셨다.(그동안 찍은 여권 도장들을 다 구경시켜 주셨닼ㅋ) 본인 집은 사마르칸트여서 밤에 타슈켄트에 도착하면 또 택시로 4시간 정도를 이동해야 한다고.
기내식도 맛있게 먹고, 우즈베키스탄 관련 책도 보고, 그래도 주로 테트리스를 제일 많이 하면서 즐거운 비행을 했다.
02. 타슈켄트 공항
별다른 문제없이 예정대로 타슈켄트 공항에 잘 도착했다. 짐 찾으러 가는 길에 무의식적으로 안내판 사진을 찍다가 바로 경찰한테 ‘No Photo!’라고 호되게 한소리 들었다.(공항에서 사진 찍으면 안 됩니다...ㅋ)
타슈켄트 공항에서는 짐 찾기가 참 고역이라고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그런데 실제로 보니까 정말로 아수라장이었다ㅋㅋㅋ 인천공항에 비하면 수하물 벨트가 정말 작은데 거기서 커다란 박스를 몇 개씩 찾아야 하는 사람들이 카트를 다다다다 붙여 놓고 있어서 진짜 비집을 틈이 없었다. 그냥 좀 떨어져서 그 상황을 신기하게 구경하고 있는데, 글쎄 내 가방이! 거의 선두 주자로ㅋㅋㅋ 나오는 게 보였다. 엄청 기뻤다 정말. 아까 내가 워낙 짐을 늦게 맡겼으니 거의 마지막으로 실려 왔을 테고, 대신 이렇게 내릴 때는 첫 번째로 나오게 된 것 같다. 한 시간 정도까지도 기다릴 각오를 하고 있었는데 뜻밖에 공항을 빨리도 나설 수 있었다.
03. 택시로 숙소 가기
공항 건물을 나와서 작은 앞마당(?)을 지나 펜스 문을 넘는 순간, 바로 엄청 많은 택시 기사들이 '택시? 택시?' 하면서 몰려든다. 이런 복잡함 속에서 바로 흥정을 하기보다는 일단 약간 걸어 나오는 편이 낫다. 정면에 보이는 주차장 어디쯤이라거나, 아니면 주차장 너머에 차도까지 가더라도 택시는 얼마든지 더 좋은 가격으로 잡을 수 있다. 내 목표는 3달러였기 때문에 우선 계속 2달러를 부르면서 차도 쪽으로 걸어갔다. 따라오는 기사들이 부르는 가격이 10달러에서 5달러, 4달러까지 내려왔을 때 그럼 3달러에 가자고 말하는 것으로 흥정 완료!
이렇게 처음 타슈켄트 공항에 도착하면 숙소까지 택시로 이동을 할 텐데 아직 우즈베키스탄 화폐로 환전을 하지 않았으니 택시비는 달러로 지불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까 꼭 1달러짜리를 몇 장 챙겨 오는 것이 좋다.
04. 숙소
이틀간 묵을 숙소에 잘 도착했다. 원래 예약한 방에 무슨 문제가 있는 모양인지 같은 가격에 더 넓은 방으로 바꾸어 주셨다. 좋은 일이 자꾸 생기네?
내가 묵은 숙소는 ‘Sunrise Caravan Stay - Boutique Guest House’라는 곳이다. 위치가 괜찮은 편이고, 객실이 깨끗하고 따뜻하고 아늑해서 좋았다. 또 직원들이 친절하고 영어에 능통했다. 단점은 와이파이가 잘 끊기고, 샤워기 수압이 낮고 샤워 부스의 배수가 원활하지 않았다는 것.
이렇게 가운데 부분에 마당이 있고 객실은 네모 가장자리를 두르고 있는 마드라사 같은 구조가 우즈베키스탄 숙소들의 보편적인 구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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