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20일 화요일]
타슈켄트 시내를 여기저기 열심히 돌아다닌 하루이다.
오전에 숙소를 나섰는데, 숙소 바로 옆 건물이 타슈켄트 세종학당이었다! 첫 발 떼자마자 깜짝 놀랐넹ㅋㅋ
먼저 나보이 국립 극장으로 가는 길에 극장 남쪽의 네모반듯 소련틱한 공원을 지나갔는데, 이 공원 거리는 쭉- 야외에 책을 벌려 두고 파는 곳이었다. 지금 보니 사진을 찍어 두지 않은 게 참 의아하다. 느릿느릿 몽환적인 분위기가 진짜 좋았다. 그쪽에서 아코디언 연주하시던 할아버지도 정말 기억에 남는다.
01. 나보이 국립 극장
날씨가 흐려서 사진이 예쁘게는 안 나왔다.
외벽에 다 저렇게 화려하고 정교한 무늬들이 새겨져 있다.
출입문 앞에 매표소가 있다. ‘KACCA’는 여행 내내 봐서 이제 익숙한 단어가 되었다. ‘매표소’나 ‘계산대’를 뜻하고, 로마자 아니고 키릴 문자라서 발음은 ‘까싸’.
나보이 국립 극장에서는 수준 높은 발레와 오페라 공연을 정말 저렴한 가격으로 감상할 수 있다. 왼쪽은 발레 공연, 가운데는 아동극, 오른쪽은 오페라 공연 가격이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 좋은 좌석에서 오페라 공연을 감상하는 가격이 50000숨, 즉 6500원 정도라는 것...!
혹시 다음 주에 타슈켄트에 돌아오면 공연 한 편 볼 시간이 있을까 싶어서 공연 목록을 찍어 두었다.
02. 독립 광장(Mustaqillik Maydoni)
우즈베크어 ‘무스타킬릭(Mustaqillik)’은 ‘독립’을 뜻하며, 타슈켄트의 ‘무스타킬릭 광장’은 구 소련으로부터의 우즈베키스탄 독립을 기념하는 광장이다.
하얀색? 은색? 느낌의 독립 광장 정문. 사진에서 정문 뒤로 멀리 보이는데, 광장 가운데에 꼭대기가 지구본 모양인 독립 기념탑이 있고 그 아래에 아기를 안고 있는 ‘행복한 어머니상’이 있다. 소련 시절에는 같은 자리에 레닌 동상이 있었고, 이 광장도 ‘붉은 광장’이나 ‘레닌 광장’으로 불렸다고 한다.
정문 위 조각은 황새 세 마리가 날갯짓하는 모습.
03. 브로드웨이
이제 아미르 티무르 공원 쪽으로 가려고 독립 광장 맞은편으로 길을 건너 왔는데, 이 멀리서부터 벌써 직선으로 쭉- 길이 닦여 있고 그 끝에 뙇 아미르 티무르 동상이 보인다!
근데 이 직선 길의 딱 중간 정도 지점에, 왼쪽으로 너무너무 예쁜 길이 나 있었다.
거리 전체에 이렇게 쫙 그림들이 깔려 있어서 야외 미술관이 따로 없었다. 우즈베키스탄의 유명 건축물들 그림도 많고, 인물화, 풍경화, 정물화 다 다양하게 있다.
즉석 초상화 작가들도 모여 있었다.
나중에 찾아보니 여기는 타슈켄트에서 ‘브로드웨이’라고 불리는 곳이었고, ‘맵스미(Maps.me)’ 앱에도 ‘Paintings market’이라고 표시가 되어 있었다.
+ 이쪽에 자전거 대여하는 곳도 있었다. 이렇게 바퀴가 두꺼운 종류들만 있고, 잘 보면 GIANT도 있다!
아 진짜 너무너무 타고 싶었는데. 나중에 그 다음 주에 왔을 때라도 꼭 타려고 ‘한 시간에 얼마예요? 세 시간에 얼마예요?’ 이런 말도 배워 왔는데ㅋㅋㅋ 결국 그때 비가 와서 못 탔다ㅠㅠ 그러고 보니 부하라에서도 자전거 타려다가 비와서 못 타고! 우즈베키스탄 원래 비 진짜 안 오는 나라인데, 어째 내가 머문 8일 중에는 4일이나 비가 왔다.
04. 아미르 티무르 박물관
1000숨짜리 지폐에 그려져 있는 건물이다. 1996년에 개관했다고 하는데, 현시대 건물에도 이렇게 파란 돔을 올리는구나...
‘아미르 티무르’는 우즈베키스탄의 역사적인 지도자로서, 국가적으로 가장 크게 존경을 받는 인물이다. 그래서 우즈베키스탄 어느 곳을 가든 ‘아미르 티무르’의 동상이나 그 이름을 딴 시설들을 아주 많이 만날 수 있다. 특히 여러 주요 유적들이 ‘아미르 티무르’의 행적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여행 전에 꼭! 이 인물에 대해서만큼은 알고 가는 것이 좋다.
05. 아미르 티무르 광장(Amir Temur Square)
아미르 티무르 박물관이랑 도로 하나 건너서 붙어 있다. 1993년에 조성되었다고 한다. 아미르 티무르가 말을 타고 있는 이 동상은 500숨짜리 지폐에 그려져 있다.
왼쪽 뒤로 보이는 호텔 우즈베키스탄. 이 건물도 길 찾을 때, 택시 탈 때 지표로 삼기 좋다.
전체적으로 사진 분위기가 너무 울적하다. 실제로 그날 날씨가 그랬기 때문에... 보정하지 않고 그냥 두겠다.
+ 타슈켄트 시내에서의 첫 끼
점심때가 지나고 있는 줄은 알았지만, 그래도 붙어 있는 곳들은 먼저 다 둘러보고 싶어서 식사를 조금 미뤘다.
어느새 시간이 두 시가 넘어 있고 배도 많이 고팠다. 이제 진짜 식당에 가서 밥을 먹어야겠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로부터 한 시간 정도가 더 지나서야(한 시간 정도를 더 걷고 나서야) 비로소 식사를 할 수 있었다ㅠㅠ
나도 좀 착각을 했던 게 당연히 배고프면 어디든 들어가서 밥을 먹으면 된다고 생각했던 거다. 그러나 우즈베키스탄에는 식당 수 자체가 엄청 적다. 보통 거리에는 진-짜진짜 뜨문뜨문 하나씩 있고, 타슈켄트의 그란드 미르 호텔 근처라든지 좀 식당이 몰려 있는 곳은 있지만 그래도 익숙한 여행지들에 비할 정도는 절-대 아니다.(가령 맥도날드도 우즈베키스탄 전체에 단 한 지점도 없다고 한다.) 사정이 이러니, 우즈베키스탄 여행 시에는 식사 장소도 좀 고려를 하면서 움직일 필요는 있는 것 같다. 이후 사마르칸트랑 부하라에서는 다니다가 괜찮아 보이는 식당이 있으면 위치랑 이름을 기억해 두고 식사 때 다시 온다거나 하는 방법을 썼다. 나중에 또 그런 괜찮은 식당이 나올 거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우여곡절 끝에 내가 간 식당은 여기 'Серена ресторан(Serena family cafe&restaurant)'라는 곳이었다.
[구글맵 검색은 되는데 지도를 가져오니 위치 표시가 사라진다. 궁금할 때 그냥 바로 여기서 찾아보려고 빈 지도 그냥 둔다.]
정확하게는 기억이 안 나는데 위로 호텔인지 사무실인지 몇 층 되는 건물이었던 것 같다. 앉아서 지도를 확인해 보니까 내가 식당을 찾아 헤맨 거리가 벌써 2km 이상이었닼ㅋ 그 사이에 식당이 단 하나도 없었던 건 아니고 두 군데를 들어갔는데, 음식을 주문하고 계산하는 방식이 영 자신이 없어서 나와 버렸다. 두 군데 다 현지 젊은 사람들이 많이 있었는데 메뉴판을 보고 주문하는 게 아니라 쟁반을 들고 줄을 서서 조리대의 음식을 받고, 계산도 바로 하는 그런 방식이었다. 못해못해...
그래도 결국은, 너무 맛있고 편안하게 해결한 이 첫 끼니가 많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먼저 따뜻한 차가 나오고, 빵이랑 비트 샐러드, 고기완자 들어간 국수 같은 음식 우그라(Ugra), 빨갛게 양념한 양고기 요리가 나왔다. 내가 이걸 다 알아서 시킨 건 아니고 다행이 메뉴가 '비즈니스 런치' 한 가지로 고정이었다. 가격도 19500숨으로 고정. 자꾸 계산을 하게 되는데; 19500숨은 2500원. 아 진짜 너무 좋지용...ㅋㅋ 그리고 나 진짜 너무 배고프고 힘들었는데 여기 종업원 분이 번역앱까지 써 가면서 어떻게든 편의를 봐주시는 친절함 때문에 정말 감동을 많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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