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22일 월요일]
청도에서 태산으로의 이동 경로에서
산동성의 성도(省都)인 제남을 하루 들러 가기로 했다.
기차 시간이 일러서 아주 서둘러 길을 나섰다.
쌀쌀하고 한적한 거리.
그래도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꽤 있었다.
버스를 타고 칭다오역으로.
내가 탈 기차 줄. 지금 보니 베이징까지 가는 기차였구나.
플랫폼과 기차 내부 모습. (2등석)
청도역 출발 [08:14] - [2h44m] - 제남역 도착 [10:58]
KRW 24,784 미리 결제. (USD 23, CNY 119.5)
제남역은 엄청 크고 복잡했다. 공사 중이기도 했다.
제남(濟南)[済南, Jǐnán]
북쪽엔 황하(黃河)가 흐르고, 남쪽엔 태산이 걸쳐 있다.
오래 전부터 번영해 온 역사 깊은 도시이고,
지금도 공업도 발달했고 교통의 요지이기도 하다.
딱히 관광지로 추천을 하지는 않는 듯한데
그래도 산동성 여행이니까 성도에는 가 봐야지 하는 마음이었다.
숙소 방향 버스를 타는 곳까지 좀 걸어 나왔다.
계속 북적이고 복잡하다.
그리고 바로 근처 식당에서 점심 식사, 차오미엔.
시내버스를 타고 숙소로.
와. 내리니까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한적하고 골목골목은 고즈넉하다. 예쁜 동네였다.
왜인지 입구를 찾기가 조금 어려웠던 숙소.
예쁘고 독특한 내부. 성당을 개조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내가 묵은 방.
아늑하고 편안했다. 만족스러운 숙소 선택이었다.
구시가지 중간쯤으로 위치도 참 좋다. 부킹닷컴에서 미리 예약했고, 체크인할 때 252위안을 지불했다.
로비에, 너무너무 귀여운 관광지도.
정보도 아주 충실히 담고 있다.
숙소도 보이고, 대명호공원도 보이고, 천성광장도 보인다.
먼저 대명호공원으로 갔다.
대명호는 샘물이 합류해서 형성된 천연 호수라고 한다.
대명호공원에는 드라마 '황제의 딸' 의상을 입어 보고 사진 찍을 수 있는 관광 상품이 있다.
나도 정말 재밌게 본 드라마인데,
극중 자미의 고향이 제남이었고 황샹은 대명호의 하우하를 기억하시느냐는 명대사가 있었다ㅋㅋ
그러나 대명호공원은 그냥 딱 시민들이 산책하고 데이트하는 장소 정도가 아닐까 싶다.
정말 이런 생각 잘 안 하는데, 일부러 올 만한 곳은 아니라고 느꼈던 곳이다.
넓어도 넓어도 너무 넓은 공원
많아도 많아도 너무 많은 물
그렇게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하고 대명호공원을 떠났다.
다음 목적지는 표돌천[바오투취앤(趵突泉, bàotūquán)]이었다.
위치는 대명호공원을 기준으로 구시가지의 남서쪽 모서리.
버스나 택시를 타지 않고 걸어가기로 했다.
물이 구시가지 둘레를 두르고 있는 지도가 신기해서 천변을 걸어 보고 싶었다.
물가로 다가갔다.
뜻밖의 재미가 여기서부터 펼쳐졌다.
우선 이 사진들에는 청록빛 맑은 물과 표면에 가득한 수증기가 잘 담긴 것 같다.
끊김 없이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고,
관광용/작업용 작은 배들도 다니고,
살짝 청계천 느낌이랑도 비슷했다.
석조, 목조 구조물들이 전통적인 분위기를 냈다. 분위기 멋졌다.
그리고 독특한 장면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다들 큰 물바구니를 하나씩 끼고 있는 것.
물 긷는 건가???
세상에. 물 긷는 모습이 맞았다.
한두 군데가 아니라 정말 많은 물 긷는 곳들이 있었다.
그냥 쭉 다 물 긷는 곳이었다.
오기 전에 알아보면서 "제남에는 72개의 '명천(名泉)'이 있어서 '천성(泉城)'이라고 불린다"는 설명을 자주 봤었다.
그래도 이 설명이 도통 와닿지 않았던 것은 '천[취앤(泉, quán)]' 즉 '샘물, Spring'이라는 게 뭔지 머릿속에 개념이 정확히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산책을 통해서 이제 샘물이 뭔지 제대로 보고 알게 되었다.
사진에는 담기지 않았지만 쉼 없이 뽀골뽀골 올라오는 샘물들은 너무 신기했다.
또 이렇게 많은 샘물들을 한번에 많이 본 것도 신기하고
표면에 수증기가 가득했던 것은 솟아오르는 물이 뜨거운! 물이기 때문이었다.
너! 무! 신기해!!!
구경이 재미나서 푹 빠지는 바람에 결국 바오투취앤에는 못 갔다.
아쉽지 않았다.
'물의 도시'를 절감했다.
물가로 들여놓은 내 발걸음을 정말 칭찬한다.
제남시의 중심 광장이다. 끝에 보이는 푸른 조형물은 물의 도시 제남을 상징한다고 한다.
물도물도
어디서 보든지 물의 도시 느낌이 제대로.
중국에 가면 '전병[찌앤빙(煎饼, jiānbǐng)]'을 잘 사먹는 편이다.
밀가루 반죽을 둥글넓적하게 깔고 속을 올리고 부친 음식.
이건 菜煎饼[càijiānbǐng]이니까 야채 전병.
천성광장 쇼핑몰도 굉장히 컸다. 거기도 재밌게 둘러보다가 시간이 늦어서 숙소로 돌아왔다.
마트에서 사 온 간식들.
비닐팩에 든 요거트, 쏸나이(酸奶, suānnǎi)는 평소에도 가끔씩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과일이 싸니까 실컷 먹고 오는데, 하미과도 보통 많이 사 먹고, 이번엔 까먹는 유자도 많이 먹었다.
한국이라면 자몽이라고 할 것 같은데 또 빨간색만 있는 건 아니어서.
여튼 중국에서는 yòuzi(柚子)라 불렀다.
양갱, 초코바, 젤리, 과자는 내일부터의 1박 2일 산행 간식으로 샀다.
5위안 지폐의 태산. 내일 간다는 생각에 사진 한 장.
'여행기 > 2018.01. 중국 산동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 공유 자전거들: 모바이크, 오포바이크, 헬로바이크 [2018년 1월, 중국 산동성 여행] (0) | 2021.03.11 |
---|---|
청도[칭다오(青岛), Qīngdǎo] 기록: 5.4광장, 올림픽요트경기장, 소어산공원, 중산로, 꼬치거리, 잔교 [2018년 1월, 중국 산동성 여행] (0) | 2021.03.08 |
중국 기차 “비즈니스석” 이용 후기 [2018년 1월, 중국 산동성 여행_ 6일차(태안→청도)] (0) | 2021.02.08 |
1박 2일 중국 태산 산행기 EP3: 일관봉, 옥황정, 하산, 61번 버스 [2018년 1월, 중국 산동성 여행_ 6일차(태안)] (0) | 2021.02.07 |
1박 2일 중국 태산 산행기 EP2: 십팔반-남천문-천가/ 숙소, 일몰, 야경 [2018년 1월, 중국 산동성 여행_ 5일차(태안)] (0) | 2021.02.06 |
1박 2일 중국 태산 산행기 EP1: 태산역-대묘-홍문-중천문 [2018년 1월, 중국 산동성 여행_ 5일차(태안)] (0) | 2021.02.05 |
[2018년 1월, 중국 산동성 여행_ @준비] (0) | 2021.0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