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방항공 이용.
6석 비행기 오랜만이다.
내 입맛엔 잘 맞았던 간식팩.
China Eastern Airlines MU560
16:40 ICN (1h25m) 17:05 TAO
공항버스를 타고 자오저우만[胶州湾, Jiāozhōuwān] 서쪽 황다오구로 이동했다.
훠궈로 첫 저녁 식사.
2011년, 학교 기숙사에 살 때 2인실을 썼는데 룸메이트는 같은 과 대학원생 중국인 언니였다.
정말 좋은 사람이고 서로 잘 맞기도 해서
같이 공부하고 운동하고 쇼핑하고 교회가고 너무너무 즐거운 시간들을 보냈다.
내가 대학원 진학을 결정한 것도 이때 언니 영향이 컸다.
언니가 중국에 돌아가고 나서 여러 번 놀러오라고 초대를 했는데, 매번 기회를 못 만들다가
2017년에 크게 슬픈 일이 있었을 때 언니가 너무너무 보고 싶어서 드디어 칭다오 언니네 집 방문을 계획하게 되었다.
2011년에 한참 더 어렸던 나는, 슬프다고 힘들다고 기숙사에서 엉엉 울 때가 많았다ㅋㅋㅋㅋㅋㅋ
그때마다 언니가 달래줬었는데 그 따뜻한 위로가 너무 그립고 필요했던 것 같다.
물론 가끔씩은 언니가 울기도 했다. 그땐 같이 통곡의 밤을 보냈었다😂
언니는 기숙사에서 매일 영상통화하던 남친이랑 결혼했다!
나도 스카이프로 많이 봤기 때문에 친근했다ㅋㅋ
오빠도 맛있는것도 많이 사주고 좋은 데도 많이 데려가주고 편히 있다 가도록 계속 신경써줬다.
진짜진짜 영원히 고마워.
애정 담긴 식사와 넓은 방이 제공된 여행 !
오기 전에 한국에서 예약한 기차표들을 찾으러 칭다오 기차역에 갔다.
아무 기차역에서나 예약 내역과 신분증을 제시하면 기차표를 수령할 수 있다.
이번 여행에서 타게 될 세 번의 기차.
나에게 칭다오시는 이런 두 버전의 인상을 주었다.
먼저 세련된 높은 빌딩들이 즐비했던 신시가지 쪽의 인상.
그리고 이런 유럽풍 건물들이 주는 특유의 분위기.
개항이 빨랐던 칭다오는 독일의 세력 아래 있었던 역사가 있다.
직접 보니 '중국 속의 유럽'이라는 별명이 더 이해가 된다.
멀리 보이는 칭다오의 랜드마크, 잔교와 회란각.
올림픽 요트 경기장.
횃불 모양 빨간 조형물이 보이는 저쪽 편은 5.4광장이다.
마리나시티.
식료품 매장에 따라가 볼 일이 있었다. 저렴한 가격이 정말정말 부럽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카카오페이, 제로페이 같은 게 별로 일반적이지 않았을 때라
당시에 이미 완전히 보편화되어 있던 QR코드 결제가 진짜 인상적이었다.
현금 쓰는 건 외국인 관광객밖에 없다고 했다.
언니네 부부가 친하게 지내는 다른 부부네 집에서 또 다른 한 부부랑 함께 가진 저녁 식사 자리.
금방 이렇게 푸짐하게 한상이 차려졌다.
식재료가 저렴해서 팍팍 들어가니까 맛 없을 수가 없는 것 같다.
각종 해조류나 생선은 물론이고 돼지고기 오리고기 등등 육류도 아주 종류별로 갖춘 가정 식탁.
현실 마작.
구경이 진짜 재밌었다.
촥촥촥촥 다들 손이 얼마나 능숙한지ㅋㅋ
동영상 찍어 놓을걸 하는 아쉬움이 계속 남는다.
여튼 이번 여행에서는 이렇게 칭다오시 젊은 부부들이 일상을 어떻게 보내는지 꽤나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는 게 특별했다.
엄마아빠들이 뭘 하든 옆에서 자기들끼리 잘 놀던 아가들.
식탁에 와서 뭐 달라고 하면 한 숟가락씩 줄 뿐이지, 옆에 끼고 밥 먹이고 이런 게 없었다.
언니네 집에도 아가가 있는데 몇 주 혼자 꽤 먼 도시 할머니 집에 가 있다고 해서 그것도 좀 놀랐었다.
좀 독립심 있게 키우는 편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말이 좀 더 잘 통했으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스노우가 있으면 가까이 오게 하는 데 성공할 수 있다ㅋㅋ
이날도 언니가 해준 아침을 먹고, 일요일이라 한인교회를 찾아가 보았다.
개통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주 깨끗한 상태인 칭다오 지하철 3호선을 이용해 볼 수 있었다.
가까운 역에 내려서 도보로 이동.
청도한인교회.
외국에서 드리는 예배, 반가운 한국 사람들, 내어 주신 커피와 비스킷.
모두모두 따뜻했다.
2009년에 처음으로 중국 여행을 갔을 때, 초 표시 신호등을 보고 와 신박하다 생각했었고
이후에 한국 횡단보도 신호등들도 초 표시 방식으로 많이 바뀐 것으로 기억한다.
근데 왜 우리는 차도 신호등에는 초 표시 방식을 안 쓰는지 좀 궁금한 부분이다. 편할 것 같은데.
길거리 과일 좌판대도 한번 찍어봤다. 역시나 결제 QR코드가 보인다.
칭다오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소어산공원을 찾았다.
그리 넓지 않고 이렇게 아기자기 예쁜 공원이다.
이런 전망을 볼 수 있으면 좋겠지만
대기가 깨끗하지 않아서 이 정도로 볼 수 있었다.
그래도 특유의 유럽풍 건물들이 한눈에 보이니 칭다오다운 분위기가 잘 느껴진다.
중산로. 젊은이들 많은 번화가.
오르막길 끝에 천주교 성당.
양옆에는 아기자기한 소품샵들이랑 식당, 카페들이 즐비했다.
천천히 들어가서 구경하거나 차 한잔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시간 여유가 없었고, 흔한 마그네틱 하나 못 사 온 건 아쉽다^.ㅜ
중산로의 꼬치거리 피차이위앤[劈柴院, pīcháiyuàn]
먹어 보고 싶은 것도 많고 구경도 너무 재밌다 !
중국 밀크티 브랜드 coco에서 밀크티 한잔 사 마셨다.
따뜻한거/차가운거 질문을 계속 못 알아들었네^.ㅜ
밤의 잔교(栈桥)는 기대 이상으로 운치 있었다.
보기보다 길기도 했고, 양옆에서 철썩철썩 파도 소리가 엄청 크고 가깝게 들리는 기분도 좋았다.
불 밝힌 회란각도 멋있고
(칭따오 맥주 로고 그 건물)
반대편 야경도 예뻐서 걸어갔다 오는 길이 계속 분위기 좋았다. 들르길 잘했음.
그렇게 쏘다니다가 늦은 귀가.
약간 새로운 간식들 먹는 것도 내가 좋아하는 여행의 재미.
이번에 특히 많이 까먹은 노랑유자 빨강유자,
그리고 젤 밑에 있는 건 30살 먹고 처음 먹어 본 과일인데 이름을 모르겠다.
껍데기 벗기면 알맹이가 하얀색이고 안에 또 까만색 큰 씨가 있다.
해저 터널로 진입하는 순간에 일부러 찍은 사진.
칭다오시는 자오저우만이라는 꽤 큰 만을 끼고 있는데
동서 이동의 편의를 위해 해저 터널을 뚫어 놓고 있었다.
시가지는 만 동쪽이고 나는 만 서쪽 황다오구에 머물렀기 때문에 이 터널로 뻔질나게 드나들었다.
1방향에 3차선이고, 해저 터널이라고 해서 시각적으로 다른 것은 없지만 느낌이 엄청 서늘하고 축축하다.
가다가 왜케 추워 하고 보면 해저 터널 지나는 중이었음.
제일 깊은 지점은 82.8미터라고 한다.
터널 천장에 군데군데 전광판이 설치되어 있는데, 심해 지점에는 뙇 82.8米 표시가 있었다.
마지막 저녁 식사로 데려가 준 뷔페식 식당.
양꼬치를, 회를, 새우 전복 가리비를 진짜진짜 실컷 먹었다.
일반 반찬들이나 디저트까지도 종류가 엄청 다양했던 또 가고 싶은 식당.
매우 행복하고 풍성한 만찬이었다.
중국 여행 때마다 쏸나이를 달고 먹는 편.
저렇게 비닐에 든 요거트 특유의 맛이 있어서 평소에도 생각날 때가 있다.
안 먹어 본 현지 과자들 먹어 보기 좋아하는 편.
마지막에 언니가 가져가라고 한 보따리 사줬다.
한국에 와서 먹다가 진짜 맛있어서 다음에 또 사 먹으려고 찍어 놓은 원픽.
酒店[jiǔdiàn]이 술집만이 아니라 작은 호텔이나 모텔 정도를 이르는 모양이다.
에잉 근데 또 莫泰[mòtài]는 motel의 음역어인 것 같다.
莫泰酒店이 무슨 느낌인지 잘 모르겠다.
여튼 여기가 황다오구 언니네 집 근처에서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타는 곳이었다.
벌써 돌아가는 날이 되었다.
버스표 구입
공항버스 시간표
자오저우만을 끼고 달리는 공항버스 창밖으로
마지막까지 해변 도시, 항구 도시의 느낌을 물씬 남겨 주는 칭다오.
칭다오 공항, 다시 중국동방항공, 귀국.
China Eastern Airlines MU5021
11:00 TAO (1h15m) 13:15 ICN
'여행기 > 2018.01. 중국 산동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 공유 자전거들: 모바이크, 오포바이크, 헬로바이크 [2018년 1월, 중국 산동성 여행] (0) | 2021.03.11 |
---|---|
물의 도시 제남(濟南)[지난(済南, Jǐnán)]: 대명호공원, 천성광장 [2018년 1월, 중국 산동성 여행_ 4일차(청도→제남)] (0) | 2021.03.05 |
중국 기차 “비즈니스석” 이용 후기 [2018년 1월, 중국 산동성 여행_ 6일차(태안→청도)] (0) | 2021.02.08 |
1박 2일 중국 태산 산행기 EP3: 일관봉, 옥황정, 하산, 61번 버스 [2018년 1월, 중국 산동성 여행_ 6일차(태안)] (0) | 2021.02.07 |
1박 2일 중국 태산 산행기 EP2: 십팔반-남천문-천가/ 숙소, 일몰, 야경 [2018년 1월, 중국 산동성 여행_ 5일차(태안)] (0) | 2021.02.06 |
1박 2일 중국 태산 산행기 EP1: 태산역-대묘-홍문-중천문 [2018년 1월, 중국 산동성 여행_ 5일차(태안)] (0) | 2021.02.05 |
[2018년 1월, 중국 산동성 여행_ @준비] (0) | 2021.0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