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할 말이 많은 날부터 먼저 쓰기로 한다...)
[2018년 1월 23일 화요일]
기다리고 기다리던, 태산을 오르는 그날이 오고야 말았다.(다시 기억해도 설렘ㅎㅎ)
여느 산과 마찬가지로 태산 정상으로 가는 코스도 여러 가지가 있어서
여행을 계획하면서 어떤 코스로 올라가고 내려올지 고민을 많이 했다.
여러 번의 변경 끝에 결국 등산과 하산 모두 가장 대표적인 코스인 '홍문' 코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홍문 코스는 태산의 남쪽 중앙 부분(정중앙보다는 약간 동쪽)부터 쭉 일직선 느낌으로 정상까지 이어지는데,
역사 속의 여러 황제들도 태산을 오를 때 이용했던 길이다.
사실 코스 외에 산을 오르는 방법도 선택할 수 있다.
산 중턱까지 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산 중턱에서 산 꼭대기까지 케이블카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조합의 다양한 방법으로 정상을 오르내릴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본디 걷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 나는 고민 없이 전체 보행을 택했다.
홍문 코스를 시작하는 홍문으로 가려면 기차를 타고 '태안역' 또는 '태산역'으로 와서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물론 택시를 이용해도 된다.)
태산역이 조금 더 가깝지만 그리 큰 차이는 아니다.
또 태산역은 조금 작은 역이라 주로 K 열차가 다니고, G나 D 열차는 다니지 않는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서 더 적절한 편을 택하면 되겠다.
제남에서 이동하는 나는 K 열차를 타고 태산역으로 가기로 했다. 50분 소요.
G 열차로 태안역으로 가면 20분밖에 안 걸리는데, 그냥 뭔가 시시한 기분이 들어서?ㅎㅎㅎ
그리고 기차를 더 골고루 타 보기 위해서!
K 열차는 주로 작은 역들을 다니는, 상대적으로 느린 열차이다.
'푹신한 침대, 딱딱한 침대, 딱딱한 좌석' 칸으로 나뉜다.
한 줄에 5명씩 20줄, 그러니까 100명이 한 칸에 타는 것 같다.
좀 좁긴 하지만 제남역에서 태산역까지 딱 한 정거장이야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07:40 출발, 08:32도착.
12.5위안으로 매우 저렴한 요금.
전날 밤에 제남에서 준비한 산행 식량들로 짐이 한 봉지가 더 생겨버렸는데 열심히 가방에 욱여넣어서 한 짐으로 만들기에 성공했다, 야호!
그러다 보니 금세 태산역에 도착했다.
정면으로 바로 태산이 보인다.
먼저 적당히 든든하게 아침을 먹을 필요가 있었다.
길 건너편은 쭉- 식당이었는데 이른 시간임에도 대부분 문을 열고 식사를 팔고 있었다.
그러나 이 중에서 식당을 고르는 건 실패하고 말았다. 왜냐하면 왼쪽부터 훑어보면서 오다가 마지막 집에 들어갔는데 마지막 집은 면밖에 안 파는 집이었음. 나는 밥이 먹고 싶었다. 그냥 버스를 타야 하는 곳까지 좀 더 가 보기로 했다.
그리고 여기 역 바로 맞은편 식당들은 본래 역 앞이 좀 그렇듯 확실히 약간은 비싼 편이었던 것 같다.
나는 태산에 오르기 전에 먼저 '대묘'부터 들를 계획이었다.
그래서 태산역 2시 방향 쪽에서 버스를 타야 했다.
그쪽으로 가서 우선 버스 타는 곳은 잘 확인을 했는데, 골목 안에도 그렇고 식당은 많이 있는데, 이른 시간이라 문을 연 곳이 없었다. 배고픈데ㅠㅠ
다시 역 바로 앞 아까 거기 식당들로 가거나... 아님 KFC가 있길래 정말 밥 먹고 싶지만 그냥 KFC 들어갈까... 하던 참에
KFC 옆의 옆에 있는 괜찮은 식당을 발견하여 아침 식사를 잘 해결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보니, 있다 있어! 먹고 싶은 거 있어.
신이 나서 계산대로 가서 '위샹로스 주세요' 했는데, 그렇게 주문하는 거 아니고 먼저 저쪽 왼쪽에서 음식들을 보면서 골라서 받아 오고, 그 음식들에 대해 마지막에 계산을 하는 그런 시스템이었음.
여튼 이렇게 고기와 밥을 먹고 싶었던 바람을 얼추 비슷하게 충족할 수 있었다. 하하하핳
이제 '대묘' 바로 앞까지 버스를 타고 3정거장을 이동했다. 버스비는 단돈 2元!
'대묘(岱庙[dàimiào]/Dai temple)'는 어떤 곳?
중국의 옛 황제들은 태산 위로 하늘의 제사를 지내러 가기에 앞서, 여기 대묘에서 땅의 제사를 지냈다.
(물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산 위아래에서 끊임없이 향을 피우고 있다.)
나도 그 자취를 따라, 산행 전 대묘 방문 일정을 넣어 본 것.
입장료는 30元이었다. 표를 끊고 정양문으로 입장.
구석구석 자세히는 못 보고, 그냥 슥 둘러보면서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동했다.
어느덧 북문에 닿았는데, 올라갈 수 있길래 한번 올라가 봤다.
대묘 북문 위에서 본 태산
자, 이제 대묘를 나와서 태산으로 간다.
대묘 북문을 나오면 정면으로 뻗은 길이 '홍문로'이다.
그냥 이 길로 쭉- 태산 홍문 코스가 이어지는 것이다.
나는 이미 오래 전에 형성되었을 이런 도시의 정연한 구조에서 참 매력을 느낀다.
따로 택시나 버스를 타지 않고 천천히 걸어갔는데, 여기 태산 입구까지 20분쯤 걸렸다. 현재 시각 오전 11시.
양옆으로 등산용품을 파는 상점이 즐비한 모습이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아 재미있었다.
모든 상점에서 향!을 팔고 있다는 것이 좀 다른 점이겠다.
그리고 기념품도 많이 팔고 있지만 썩 예쁘지 않다ㅠㅠ 마그네틱이 있었으면 하나 샀을텐데...
'일천문'과 '홍문'을 산행 시작의 지표로 삼으면 되지만, 입장표를 사는 곳은 완만한 산길을 좀더 가야 나온다.
여기, 표를 사고 입장하는 곳.
태산이 사람이 많을 때는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줄 서서 올라가는 느낌이라고 들었다.
그러나 요즘은 겨울 비수기이고 실제로 정-말 한적했다.
표를 파는 창구도 양 옆으로 2층씩 굉장히 많았는데, 그중 왼쪽 한켠만 열어 놓고 있었다.
아마 사람이 많을 때는 표도 모든 창구에서 다 팔고, 줄 서고, 엄청 북적북적할 것 같다.
입장료를 142위안으로 알고 왔는데, 102위안이다ㅎㅎ 겨울 할인인 듯?
아 그리고 가기 전에 읽었던 여러 포스팅에서 등산 중에 종종 표 검사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봤는데, 나는 한 번도 안 하더라...?
그럼 이제 본격 산행을 시작해 봅니다!
등산 초반의 컨디션은? 매우 나빴다.
여행 일정상 2박 3일치 짐을 실은 가방이 너무 무거웠다.
사실 대묘에서 홍문까지 걸어올 때부터 이미 힘들었다. 이땐 계속 나는 이제 죽었네 어떻게 올라가지~ 생각뿐이었던 것 같다ㅋㅋ
나왔다, 중천문!
도착 시간은 12시 40분.
갑자기 태산 정상부 모양이 전체적으로 뙇 나타나고, 그냥 분명하게 다른 동네로 온 느낌이 난다.
지금까지 힘들었던 게 싹 가시고 엄청엄청 기분이 좋았닿ㅎㅎ
태산 홍문 코스는 길 찾기가 정말 쉽다.
정상까지 '홍문, 중천문, 남천문' 정도만 기억하면 되는데, 사실 딱히 길 찾기가 필요하지도 않고 그냥 쭉 직진만 하면 된다.
딱 한 번 헷갈렸던 게 여기 중천문을 지나 어디로 가야 하는지였는데, 올라온 맞은편의 계단으로 "내려가서" 위 표지판(↑)의 "보행상산(步行上山)" 방향으로 가면 된다.(사실상 여기도 그냥 직진인 셈.)
버스가 올라오는 길이 보이고
남천문으로 가는 케이블카도 보인다.
정면으로 보이는 정상부! (좋은 의미에서) 갈수록 태산ㅎㅎㅎ
힘 내서 또 열심히 올라가 보기로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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