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슈켄트 길'의 북쪽 끝 지점에서, 건너편의 고지대에 ‘하즈랏 히즈르 사원’이 자리하고 있다.
이 고지대는 사마르칸트의 고대 도심이었던 아프라시압 언덕의 남쪽 귀퉁이이다.
‘하즈랏 히즈르’라는 이슬람 성인의 이름을 딴 사원인데 Hazrat Xizr, Hazrat Khizr, Khazret Khyzr, Khazret Khizr 등 표기는 정말 다양하다.
이 사원이 처음 지어진 것은 무려 8세기라고 하니, 정말 오래된 사원이다.
13세기에 칭기즈칸 무리에 의해 파괴된 역사가 있으며,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재건되었다고 한다.
사실 하즈랏 히즈르 사원은 사마르칸트의 다른 유적들에 비하면 훨씬 덜 알려진 곳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엄청 조용하고 사람도 없을 줄 알았는데, 가까이 갈수록 진입로부터가 너무나 잘 정비되어 있고 많은 인파로 붐비고 있어서 의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왜지?
심지어 출입구에서 경찰이 전원 소지품 검사까지 한다!
진짜 왜지???
입장하고 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여기에, 우즈베키스탄의 제1대 대통령 이슬람 카리모프의 묘소가 마련된 것이었다.
이슬람 카리모프는 우즈베키스탄이 구소련에서 독립한 1991년부터 25년간 대통령으로 군림한 인물이다.
2016년 9월 2일에 사망했으며, 이후 고향인 사마르칸트에 안치된 것이다.
많은 경우에 그렇듯이... 고 이슬람 카리모프도 외국에서는 독재자라는 악평을, 자국민들에게는 큰 존경을 받고 있다.
깨끗하게 차려 입고 묘소를 방문한 현지인들로 북적이는 모습을 보며 그 아이러니를 실감할 수 있었다.
하즈랏 히즈르 모스크는 최근에는 2006년에 싹 복원되었다고 한다.
바로 옆에 이슬람 카리모프의 묘까지 자리 잡았으니, 앞으로도 잘 관리될 것은 당연한 사실인 듯 싶다.
검색해서 미리 보고 간 옛날 사진들은 돔의 붉은 색도 더 진하고 벽면도 더 진한 나무색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이렇게 색이 밝다.
하즈랏 히즈르 모스크를 방문해 볼 만한 이유는 남쪽으로 시내를 내려다보기가 참 좋기 때문이다.
비비하눔 사원과 비비하눔 묘, 시욥 바자르까지 오전부터 다녀온 곳들이 한눈에 다 들어온다.
입장료도 없다.
내부 모습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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